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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하는 소언

잡담의 수준을 벗어난 메모로그



 9.
 근래 생각하는 건데 난 보통 사람들보다 약간 지능이 낮은 거 같다. 생각은 많이 하는데 한 번 한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느리다. 빠져나오질 못하겠다. 그런데 왜 한 번 한 말을 다시 하는 것은 짜증이 날까. 음...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니까 모든 것이 풀리는 것 같다. 예전부터 그렇게 생각하긴 했지만 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 삶이 좀 덜 피곤해지는 감이... 그런데... 난 정말... 어... 음... ㅋ... 어디까지 내려가야 하는 걸까? 내가 직업을 갖고 살 수 있을까? 수준의 위화감이 들어서는 곤란한데ㅋ... ㅋㅋㅋ............
 장래희망에 대해서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진 건 난생 처음이다. 있잖아...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쉬운 줄 알았다구요.ㅋㅋ.... 근데 그걸 못 하겠단 기분이 들어서야... 이대로 괜찮은가 김소언님? 다시 수능을 볼 수 있다면 난 절대로 문정과에 갈거임.ㅋㅋ....ㅋㅋㅋ.....

 10.
 파괴! 혼돈! 망가!

 11.
 민이가 제일 쪽팔리는 전투복을 입고 명동 한복판에서 프리허그 팻말을 들고 서 있는 게 보고 싶다.

 11-5.
 그리고 모두에게 무시당하면 좋겠다........ 상처받겠지......... 나중엔 한쪽 구석에 팻말이랑 같이 쪼그리고 앉아서 훌쩍훌쩍....은 농담이지만 민인 거의 유일하게 괴롭히는 게 즐거운 자캐인듯ㅇㅇ
 ㅋ
 ㅋ


 12.
 12번에는 언제나 비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정석이겠지
 오오 이이님 오오.... 왜 고고하고 우아하고 제 잘난 맛에 멋대로들 살던 열 두 신관들이 여고생 성애자가 됐는지는 의문이지만 비가엔 그걸 설명할 수 있는 아주 편리한 설정이 있는듯. [모든 것은 WB에 쓰여있기 때문에.]

 13.
 뜬금없이 안제가 하고 싶군요? 플스가 있는 동안이니 타이틀을 살까...?



 4.
 글을 쓰려고 바둥거리기 전에 머릿 속에 뭔가 채워넣어야겠다. 근 몇 년 들어 무언가 배운 기억이 없다.

 5.
 4월 1일부터 설레임 부스신청이 있다. 별 문제가 없다면 귤밀로 참가하지 않을까?
 다른 걸로 나갈 수도 있음. 패러디라던가 다른 오리지널이라던가 다른 자캐 CP라던가.
 어쨌건 내용은 남자와 여자가 연애를 하는 내용이겠지만.
 잊어버릴까봐 메모.

 4-5.
 시츄에이션이 아니라 서사가 있는 무언가가 쓰고 싶은데 머릿 속이 비어있다.

 5-5.
 귤밀 본으로 나간다면 책 제목은 [그리고, 봄]일 예정입니다.
 다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제목이 좋다. 오픈 엔딩도 좋아한다. 마무리를 짓는 일에 익숙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6.
 요즘 글을 쓰면서는 엔터에 너그러워진 느낌이 든다.
 라노베의 영향인가.
 마침표 이후의 기나긴 공백이 주는 효과에 기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1인칭으로, 한 호흡에, 글자가 많은 글을 쓰는 건 어렵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이 많은 사람이 아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6-5.
 그러니까 소설의 글자수를 늘이겠답시고 시점을 빌린 캐릭터의 성격을 내면이 시끌시끌한 사람으로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6-7.
 이 얘기 그러고보니 했던 것 같다.
 지민이 시점으로 글을 쓸 때*는 일본 번역체같은 말을 쓰려고 노력한다. 근데 노력대로 되고 있는 건진 모르겠다. 윤이 시점으로 글을 쓸 때는 한자어를 최대한 줄이고 비슷비슷한 단어들을 되풀이하듯 사용하고자 노력한다. 나리의 글은 투덜거림이 많고 언제나 눈치를 본다. 연우에게 깔린 기본적인 키워드는 욕지기다. 그래서 토할 것 같다는 말을 수시로 사용한다. 속을 알 수 없거나 알고 싶지 않은 캐릭터의 시점으로는 글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지민이도 한동안 그런 카테고리에 있었기 때문에 지민이 시점의 글은 많지 않았다. ...지금도 태그 수 기준으로 생각하면 거의 안 쓴거나 다름없긴 하지만.

 *cf. 2010/02/08 - 뭐가 나올진 모르겠지만 세 시까지는 쓰다가 자야지

 4-7.
 짧은 글의 나열이 과연 서사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
 분명 그런 구조의 이야기는 존재한다. 예전에 읽었던 것 중엔 한 카사노바(...랄 건 없지만 여하간 여자가 많이 꼬이던)가, 10대부터 거슬러 올라가 중년이 될 때까지 만났던 여자들에 대해서 줄줄이 기록해둔 형태의 소설도 있었다. 그러고보니 마/퓨레도 그렇고 이런 형태의 컨텐츠 꽤 있는 거 아니야?... ...ㅋ....ㅋㅋㅋ.........이런 건 시츄에이션이라기보단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는 거라고 해야하나.
 여하간 기억난 김에 적어봐야지. 잊지 못하고 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였는데, 레즈비언과 만나서 친해지고 관계를 갖고 나서, 필로우 토크로 그녀가 좋아하던 여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여자랑 그 전인가 전전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이 잔 거야. 즐긴 것도 아니고 미묘한 감정선이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거기까진 잘 모르겠고. 주인공이 애매하게 아 걔, 하자 그 여자가 걔랑도 잤냐고 물었지. 아무하고나 자는 남자니까 아니라고 대답할 수도 없었...겠지? 대답을 듣고 나서 여자가 화병을 깨. 화병이었을거야. 화병을 깨고...

 7.
 쓰다보니 나도 뭔가 야한 게 쓰고 싶어졌음. 그런데 난 그런 걸 쓰면 잠이 오잖아? 왜 잠이 올까?
 갑자기 중학교 때 남선배들에게 당했던 기분나쁜 장난이 생각났다.

 8.
 왜 지민인 이렇다할 트라우마도 안 좋은 기억도 뭣도 하나 없으면서 이렇게 이상한 캐릭터가 됐냐고 가끔 (내가) 묻게 되는데 지민이의 컴플렉스는 자신에게 이렇다할 나쁜 기억이 아무것도 없다는 데에 있다. 스스로의 문제점과 직면하고 갈등하고 고민해서 성장할 수 있을만한 사건. 극복할 수 있는 시련. 혹은 불행이나 비운... 혹은 비행이나 불운을 핑계댈 수 있는 무언가가 없다는 것.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지민인 여주인공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불행해 본 적이 없는 조연이니까, 행복에도 익숙해지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거였다고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이거 관련해서 글 쓰다 던진게 있었는데 내일 풀어볼까... 어디까지나 내일. 지금은 졸립니다.


 2.
 허기와 싸우고 있다.

 3.
 커뮤니티 세계관 표절 및 도용에 대해.
 표절이란 단어는 참 어렵습니다. 철벽처럼 따지자면 완벽하게 무에서 유를 창조한 창작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아주 느슨하...게는, 제 그림의 분위기를 배/꼈/다며 애먼 사람을 밟아달라는 둥 까달라는 둥 하던 여자도 있었지. (이건 병이지만)
 옛날 옛적, 한 캐릭터의 시트 형태로 커뮤니티에 지원하고 그 캐릭터 위주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시스템이 막 유행하고 있을 즈음. 그 어느 쪽 기준도 아니고, 그냥 그냥 평범한 기준으로 봤을 때 단야는 한 번 그런 피해를 입은 적이 있었다. 레이아웃도 평범했고 지향점도 느슨했던 동양풍의 일국, 수도 커뮤니티에서 표절이랄 건 또 뭐고 도용이랄 건 또 뭐겠냐마는……. 하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제보가 세 건 정도 들어오고서 나도 좀 무서워졌다. 그 중에 한 분은 함께 세계관을 구축했던 언니였는데 굉장히 화가 난 것 같았다.
 처음 주소를 받아 접속했을 때, 나는 굉장히 꺼림칙한 기분이 됐다.
 난 그 커뮤니티의 이름을 제보가 들어오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아는 사람과 아는 사람이 새로이 만들면서 대화명으로 자주 떠들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내게 직접적으로 홍보를 해오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클릭 한 번 안 했던 건 조금 부끄럽다.) 세계관을 서술해나가는 구조나 방식부터 유난스레 단야와 닮은 것이 많았다. 신분제에 대한 표기법이나 캐릭터 아이콘을 사용하는 역극란이나 메뉴들의 순서 같은 것들 하나하나. 물론 그런 걸 물고 늘어지는 건 예민할 수 있지만,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달 이름을 조금씩 변경한 것부터 우리끼리 달 이름을 짓다가 일부러 바꿔넣은 기후 부분까지 그대로 쓰이고 있더라고.
 (혹시 궁금하실까봐. 단야는 8월에 장마가 있고 달 이름도 물번짐달...이지만 우리나라의 정상적인 장마철은 그 때가 아니지라.)
 그 때 내가 느꼈던 기분에 대해서 쓰려고 이 지리한 글을 쓰고 있는데 갑자기 기분이 너무 나빠져서, 경과만 적어두려고 한다.
 그렇게 긴 싸움은 되지 않았다. 난 지인들한테 싫은 소리를 할 수가 없어서 다른 언니를 소환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자리에서 불쾌할 정도로 굽실거리는 사과를 받았다. 이후에 그네들이 성을 내는 대화로그를 얻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느낀 기분도... 귀찮으니 넘기기로 하고. (요약하자면 보고 한 거 맞아. 근데 너네 짜증나.) 제대로는 기억나지 않지만 커뮤니티는 폭파되는 대신 적나라할 정도로 따라베낀 부분만 조금 조금씩 수정됐었다. 여전히 따라만든 커뮤니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단야 쪽의 불평이 있었지만... 나도 조금... 이 아니라 몹시 찝찝했지만, 단야는 수 년을 더 운영했고 그 커뮤니티는 1.5기 즈음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흐지부지 얼어붙었다.
 단야의 장수는 내게 있었던 일 몇 가지 중에 가장 자랑스레 여기는 것 중 하나기도 합니다. 사랑해요

 3-5.
 아, 그러고보니 이후에 언젠가, 언젠가 같은 이름의 커뮤니티를 본 적도 있었다. 이건 표절/도용하고는 좀 이야기가 다른...문젠데. 한자도 다르고 세계관도 달랐기 때문에 별로 문제삼진 않았다. 다만 너무 유명해지면 우리가 민망해지겠거니 정도의 생각을... 했었지만. 그 곳도 한 달도 못 가서 폐쇄되더라고. ……. 그냥 커뮤니티는 오래 가면 그게 장땡입니다.ㅇㅇ



 1.
 글을 안 쓰고 있는 것은 아니야. 이 문장은 언제나 사실이지만, 요즘 자신있게 입에 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제대로 된 글을 쓰고 있진 않다. 나는 이따금 이 상태에 빠질 때가 있는데, 그저 일상 중에 제대로 문장을 만들어내는 일에 소홀해졌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가 하찮은 것으로 느껴지곤 한다. 마치 민낯에 허름한 차림으로 학교에 들렀는데, 곱게들 꾸미고 다니는 여대생들을 봤을 때와 같은 미묘한 감각이다. 다른 사람의 잘못이 아니니 나를 탓하는 수밖에 없지만, 죄악감이라기엔 너무 거창하고, 자괴감을 느끼기엔 영 시시한 이유처럼 느껴져서 자학할 수도 없다. 기껏해야 취미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거니까.
 (취미 따위, 로 매도해 버리기에 조금 애매한 활동이 아닌가 싶지만 그건 일단 넘어가자.)
 이 일...을 쉬는 것은 공부를 소홀히 하거나 수업에 빠지는 것, 설거지를 미루거나 방을 어질러두는 것보다 훨씬 끔찍한 종류의 나태다. 나는 내 본업에 목숨을 걸 만큼 충실하지는 않고, 본업에 매진하느라 취미를 소홀히 할 수 있을만큼 시간배분에 소질이 없는 사람도 아니다. 기껏해야 우선순위가 다른 것에 있을 때에 아주 조금 뒤로 미뤄둘 뿐. 나의 머릿 속은 글을 쓰는 것을 통해 정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걸 하지 않는다는 말인 즉, 머릿 속을 부유하는 감정과 정서와 서사, 상상, 글자들의 배열과 단어의 나열 따위를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일이다. 이 상태가 계속 되면 머리는 더 이상 무언가를 생각하지 않는다. 먹고, 자고, 할 일을 하고 데이트 약속을 잡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는 빠르게 흐르니까,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문득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면 안 된다, 는 생각에 심기가 불편해질 때도 있다. 가령 지금이 그렇다.)
 (그마저도 거듭하다보면 조금씩 무뎌진다. 지금은 그 점이 무서워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거 봐.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하니까 벌써 내가 무슨 개소리를 하고 있는지 정리가 되지 않고 아무렇게나 글자 수만 채우게 되는 거다. 결론은 지금, 살기 위해 해야하는 일 정도를 빼고는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 것도 쓰지 않고 있는 내게 지금 문제가 있다는 거다. 나는 요즈음 읽지도 쓰지도 않은 채 지내고 있다. 이대로 머리가 생각을 멈춰 일종의 기계나 짐승같은 것이 되어버리기 전에 누군가가 도와줬으면 한다. 물론 이 상태에 불만이 없고 행복하게 지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을 매도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내가, 안 그래도 게으른 내가 몇 안 되게 머리를 쓰고 손가락을 놀리던 것에서마저 이대로 손을 떼게 되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까, 조금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아 이거 봐.(2) 문장 구조가 병신같잖아.
 세 마디로 요약하자면 요즘 나 슬럼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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