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는 좀 이상해.
저를 올려다보는 모양이 조금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진은 공들여 그래프를 그리던 노트로 시선을 내린다. 내가 왜, 알고 있는 자신의 목소리임에도 생경할만큼 무뚝뚝하게 뱉은 대답에 제자라는 아이는 그저 웃는 것이다. 선배는 나랑 섹스같은 거 하고 싶지 않다는 것 같은 표정으로 하잖아. ……어떻게 대답하는 게 좋았을까를 생각하다 대답할 박자를 놓쳐버리면, 웃는 얼굴이 시야에 가득 차버린다.
그런 선배를 좋아하지만.
그런 웃음을 보면, 이진은 해진이야말로 좀 이상한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