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튼 이번엔 거꾸로.
1. 지은
"ㅡ마누라,"
피로에 절어있는 목소리가 그런 식으로 자신을 부를 때면, 은형은 어떤 식으로 반응해야할지 가끔망설인다. 하지만 망설임이 끝을 맺기는 커녕 제대로 망설이기도 전에 몸은 응, 대답하며 연인의 거구가늘어진 쇼파로 다가가고있다. 버릇을 넘어서서 거의 반사적인 행동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을까 은형은 생각했다. 다른 그 누가 그를 그런 식으로 부르겠는가.
"많이 피곤해?"
마누라 벌어먹이느라. 마음에도 한 번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은 실정을 농담삼아 뱉으면서, 지한은 미끄러지려는 안경을 밀어올렸다. 그러세요? 은형은 그것을 알면서도 괜스레 소리내어 말했다. 지한은그 질문에 대답할 성의를 보일 필요성을 느끼지않았고, 그랬기에 대답 대신에 서비스나 해 봐, 하고 그의 연인에게 리퀘스트했다. 은형은 다른 치레보다도 그 말에 더 기뻐할 것이다.
2. 코인
가희야, 하고 부른 듯한 소리에 가희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 가정학습의 용도에 한해 무척 애용하고있는 반상 위에 지민의 양 발이 가지런히 올라와있었다. 인상적인 진연두색의 매니큐어가 발린 엄지발톱의 곡선에 조금 시선을 주다가, 조금 더 올려보면 지민이 웃고 있었다. 왜, 언니?
무슨 공부해? 영어. 그래? 응. 이 즈음에서 웬만한 고3 룸메이트나 연인을 둔 사람이라면 열심히 해, 같은 걸 묻지 않을까 싶은데도, 지민은 어떤 면에서 상당히 의연한 편이다. 놀자. ……. 당당하기까지 한 표정에 대고 가희는 친절하게 웃었다ㅡ그리고 뭐라고 대답할지에 대해 그리 심각하지도 필사적이지도 않게 고민했다ㅡ. 웃는 미인의ㅡ그리고 연인의ㅡ얼굴을 내려다보며, 지민은 물었다. 기울어진 고개는 그녀의 가벼운 심각성을 조금 이상 반영하고 있을 것이었다.
"혹시 지금 스타킹 신었어?"
ㅈㅅ/ㅋ
3. 진진
....쓰려고 했는데/ㅋ 걍 자려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