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뭐야?」
당연히 이름이 있을거라고 생각한 듯한 투의 질문이, 한영은 놀랍지도 않았다.
지민이 흘린 땀은 소량인ㅡ나, 더위엔 강한 편이니까ㅡ만큼 금새 식어버렸지만 그 몸에서는 미미하게 체취가 풍기고 있었다. 땀에 관련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향수에 가까운 종류의. 오히려 심중으로 놀란 것이 있다면 그 쪽일 것이다. 그녀의 얇은 티셔츠 너머로 연녹색의 브래지어 끈이 어렴풋이 비쳐보였다. 한영은 그것에도 동요하지 않았지만, 그 등을 보는 것이 거의 처음이란 생각은 했다. 키우고 있는 두 물고기의 이름을 대답에 흡사한 억양으로 뱉자, 지민은 부드럽게 돌아봤다.
「이공계다운 작명이네.」
그리고, 웃었다. 체취는 강해지지 않았지만 드러난 그녀의 치아는 새하얗고 가지런했다.
인상적인 웃음이라고 생각했다. 한영은 미간을 조금 찌푸렸다. 침대에 걸터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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