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나 귀국해써/ㅋ]
평소같으면 문자를 받자마자 빠르게 키패드를 놀려야 할 지민의 손이 잠시 핸드폰을 내려다보다가 통화버튼을 눌렀다. 가희는 다소 놀라운 기분으로 [햇님ㅋㅋ] 라고 쓰인 수신인으로 전파를 보내고 있을 지민의 핸드폰을 넘겨다보았다. 지민은 다소 즐거운 듯한 음성으로 가희야, 불렀다. 시선을 주고 있던 핸드폰은 시야에서 사라져, 그녀의 귓가로 옮겨가 있었다.
응?
ㅡ여보세요? 가희가 누구야,나 없는 사이에 바람폈지!
핸드폰 너머 멀리에서, 유쾌한 음성이 들려왔다. 햇님은 여자인가?
가희는 애인, 오늘 올 거야?
ㅡ안 가! 애인? 지한이가 연아랑 헤어졌대서, 얼굴 보러 가.
어라, 진 선배가 연아랑? 그래서 누구 얼굴 보는데?
ㅡ은영이.
은영이? 오늘 공부해?
가만, 본의아니게 통화내용을 생생히 듣고 있다가 마지막 말이 자신에게 향해진 것을 알고 가희는 대답했다. 공부야 늘 하는거잖아. 아. 그렇긴 하지ㅡ난 공부 안하고, 은영인 새 올케 이름이래!ㅡ은영이도 남자인가? 대화할 때는 조금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 지민의 남은 손은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을 포크로 긁고 있었다. 산만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 어느 쪽도 건성이란 기분이 아니고, 어떨 땐 어느 쪽도 건성이란 기분이어서, 가희는 새삼스럽게 묘함을 느꼈다. 그건 왜?
ㅡ그렇겠지 뭐, 연아 울었을까?
울었겠지 뭐,연아가 진 선배를 몇 년 좋아했는데.
ㅡ하긴, 몇 년이지?
나야 모르지. 아니, 지해 오나 해서 시끄러울 것 같다고 말하려고 했지.
가희는 가만히 지해? 하고 뭔가 자주 이런 질문을 하고 있다는 기분을 받으며 뱉었다. 지해, 내 친구. 친해? 응. 중학교 때부터ㅡ4년 같아, 그리고 내 어디가 시끄러워!ㅡ우리 가희, 고삼이란 말야.ㅡ이야…고쓰리? 연나 쩐다! 이뻐?ㅡ응. 이뻐. 지민은 고개까지 끄덕이며 얼핏 웃는다. 시선이 닿는 것 같아서 가희는 잠깐 무안해졌다. 지민의 입 안에서 녹아든 아이스크림은 아마도 달았으리라.
뭐라는건지 참/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