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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폰트를 샀거든/수줍

어머니는 늙지 않으셨다.

여섯살에도 열 두살에도, 열 여섯, 열 아홉과 스물 하나에도

이따금 괴롭고 서러우실 제 소녀처럼 어려지고 아이처럼 작아지던 잠시를 빼면

언제나, 당신의 남편이 가셨을 때의 모습 그대로 남으시려 그리 하셨다고,

먹물을 담뿍 묻힌 세필붓으로 그린 듯한 우미한 눈썹과,

범인이가질 수 없는신이한 힘을 다루는, 그 손가락과 그 입술과 그 눈의 한결같음이,

어린 마음에 그것이 가여웠다고,형은 연기를 뱉으며 조용히 토로했다.

200여년을 사셨다던, 하지만 아버지가 없는 21년을 부정하며 숨마저 놓으신,

그 소녀처럼 순결하고 마녀답게 지독했던, 내 아버지에 대한 한없던 애증이 가여웠다고,

어머니가 사랑한 아버지를 알고 있는 나의 형은, 눈물없이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를 모르는 나는, 당신의 아들에 대한 그녀의 한없던애정만이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나는 울면서 대답했다,「하지만 어머님은 당신을 사랑하셨습니다」라고.

「저는 그 분께 사랑받고 싶었습니다」라고.

언제나 아름답고 강하고 우아했던, 나의, 아니 형님의, 하지만그럼에도 나의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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