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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어쩔 수 없지 뭐/ㅋ

 ㅡ지한아?

 절정의 순간 눈을 감았던 것을 기억해내고, 천천히 눈을 떴다. 시야는 부옇게 떠올랐다. 경계가 모호한 색덩어리들이 깜빡였다가, 미간을 조금 좁히자 간신히 초점이 맞은 것도 같고, 맞지 않은 것도 같고.시야에 들어온이는아마도 미소지은 것 같다.…안경, 말하려고 입술을 떼려안경을 씌워주는 손길에 눈을 깜빡이면, 선명해진 연아의 얼굴에는 아직 여운이 남은 듯 열기가 남아있다.

 무슨 일이라도 있어?

 …딱히는,고개를 젓는 동작을 생략하고 대꾸하면, 그는한 차례 웃고, 즐겁게 안겨든다. 재밌었어 나, 언제 또 해줄래? 아아. 대답하는 소리가 쓸모없이 멀었다.상대에게 충실한연아는 언제라도지한이 원한다면 미소지으며 부드럽게 다리를 벌릴 것이다.누구 생각이라도 했어? 또한 어디서라도 지한이 원하지 않는다면끌어안은 팔을 놓아주며상냥하게 사과할 것이다. …아무도.

 …거짓말이 늘었네?

 상대에게 충실하지만 부드럽지 못한 지한은 언제라도 그렇지 않을 때에 네 생각을 했다는 거짓말은 하지 않고, 또한상냥하지도 않았기에어디서라도 차마 그 순간 네가 아낀다던후배의 눈을 떠올렸다는 말을 뱉을 마음도 없었다. 지한은 무미하게 대답했다.

 ㅡ그런가.

 …응, 나쁜 남자네 아주. 벌 받을거야.

 지한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찾아드는 입술에 가볍게 응했다.

 혀를 얽으면서,

 연아와 이런 사이로 지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었던 자신을 떠올린다.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자신을 안다. 하지만그런 사이로 지내고 싶다고생각한 이가 있다.

 또 입을 맞추면서,

 지한은 다시 그를 떠올린다. 그가 하필 이 이의 후배라는 것은복잡한 우연, 혹은단순한 신의 장난.지한은 어느 쪽도 믿지 않고, 어느 쪽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그 하얀 몸을 끌어안고,

 처음 안았을 때의 혜인을 떠올린다. 여자를 상대로 진지해질 수 없던 자신을 기억한다.

 그 몸을 누르면서,

 키스하고 있는 이의 얼굴을 떠올린다. 그것은 벌이다.어느 날엔가 이끌려 키스했던 이의 얼굴을 떠올린다. 그것은 벌이라기엔 차라리 시험에 가까운 감각이다. 눈을 떠올린다. 연아의 치아가 입술을 깨물었다. 입술을 떠올린다. 아무래도 좋다는 기분이 든다. 미미한 통증에 눈을 뜨면, 벌해달란 듯한눈을 한 채 연아가 올려다본다. 그것은 벌인지도 모른다. 지한은, 그저 내려다본다.

 …벌이 받고 싶은 건 너 같은데, 이 연아.

 솔직히──아깐 조금 짧았잖아?

 조금 슬픈 듯, 기쁜 듯, 혹은 어느 쪽도 아닌 듯한 음란한 입술 위로

 ㅡ울려줘야 할 것 같군.

 원해, 지한아.

 지한이 호선을 그리며 웃은것은, 상냥함 때문도 부드러움 때문도 아닐 것이었다.

 

 

 

며느린 나오지도 않는데 지은/ㅋ 전 늘 이런 식이지...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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