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겸아?」
인간은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 그 명제에 대해 의겸은 한 순간도 부정한 적이 없었다.
「─괜찮아?」
"……군,"
의겸의 어머니는 비록 300년이 넘는 세월을산 마녀라지만 그 이전에인간이다. 그런고로 그녀 역시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그런 단순한 논리를 은연중에 부정하고 있던 20여년의 시간이, 의겸의 먼지만큼이나 짧은 인생의 전부가 부정된 것만 같은, 정확히 말하면, 그저 알고만 있었던 논리의 무게를실감해버린, 그런 서글프고도 두려운 감각이.
「응, 왜 그래, ㅡ동생이 아파?」
의겸은 고개를 저었다. 서혁의 선선한 눈이 걱정을 띄고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래. 잠깐 살다 가는 동안은 도움될 곳이 없을 듯한 감성적인 감각에 짓눌리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떨쳐낼 수 없는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 뿐이다, 의겸은. 피로와 지나치게 흡사한, 심장이 죄여드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무심코, 원하지도 의도하지도 않았던것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그러면?」
아. 이 이도, 언젠가는, 반드시 죽겠지.
「──왜 그래?」
"…아니요,"
그 언젠가는수십 년 후일지도 모르지만, 1년 뒤가 될 수도,다음 주가 될 수도, 혹은 지금 당장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어딘가를 인생의, 혹은 그 날의, 혹은 잠깐의 짧은 행선지로 잡고 정신없이 달리다가도, 혹은 걷다가도, 혹은 기어가거나 멈춰 서 있다가라도, 도착하기도 전에 끝나버릴지도, 도착하고 나서도 도통 끝나지 않을지도, 출발하기도 전에 끝나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닙니다."
ㅡ무섭고 두려워서,
금방이라도 죽어버릴 듯한 표정이 서린 눈동자를, 사랑하는 동생의 것과 닮은 안경으로 가리면서, 의겸은 조금 울었다. 따뜻하고 큰 키의 친우ㅡ그의 말에 따르면, 아마도ㅡ는 딱히 아무 말 없이 그의 나린 어깨를 팔로 감싸고, 의겸이 잊어버릴 뻔한짧은 행선지까지 동행할 것이었다.
네, 의서의를 한 번 써보고 싶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