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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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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려다 줄게요.」라니, 지금은 새벽 1시 30분이고, 넌 열 일곱에 준수험생인 고등학교 1학년이고 그에 비해난 입시에서 막 해방된 열 아홉 대학교 1학년 생이지 않느냐,너같은 애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밤길 조심해야 하는 아가씨 타입이라고 말하지 않던가, 그보다도 이럴 때의 에스코트는남자가 여자에게, 적어도 여자끼리라면 내가 너에게 정도가 정석이지 않나따위를 말할 마음은, 사실 어느 정도 있었지만 대뇌의 주름 하나하나마다 흠뻑 스며든 것 같은 알콜기가 그런 건 귀찮지 않느냐고 설득했던 탓에, 지민은 잠자코 그 원피스자락을 따라 걷고 있었다. 밤, 아니 이제 새벽이 되어가는 공기는 제법 차가워서 조금씩 졸음과취기가씻겨나간다. 그 대신에 가볍게 피로가 묻어온다.

 "춥지 않아?"

 "…조금."

 여름밤이었다. 혼자 돌아가는 길이 아니어서 조금 즐겁기는 했다.어깨를 살짝 움츠린 채 걷고 있자니 그 '밤길 조심해야하는 아가씨'의 전형적인 예제ㅡ그러니까 지민의 동행이, 턱을 들어 시선을 위로 둔다. 그런가보다, 생각하다가 무심코 그녀의 미성에 감동받는다.

 "ㅡ아. 달 예쁘다."

 누구더라, 누군가가 달은 마성의 빛을 뿜는다고 했는데.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론을 떠올리며 지민은 힐끗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없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그저 힐끗 정도로만. 그랬다가 내가 무슨 부끄러운 짓을 했다고, 같은 반발심에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머리 위에서 달은 하얗게, 꼭이나 커다란 별처럼빛나고 있었다.보름달에서 손톱으로 한 귀퉁이를 긁어낸 것 같은 모양이었다.하늘은 맑게 어두웠지만별은보이지 않았다.

 "…별은 없네."

 비교적 성의를 담아서 지민은 소리를 흘렸다.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그저 목이 아프고 앞을 분간하며 걷기 위해서 하늘에서 눈을 뗀다. 하지만 곧바로 땅으로 시선을 떨구지는 않았다ㅡ다시 설명하자면, 어깨를 나란히 두고 걷고 있는 소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분명히, 물론 폭소하고 있지는 않았지만ㅡ미소짓고 있다.

중셉/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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