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야 어떻다 해도, 적어도 의겸은, 기분이나 심리, 혹은 정서라고 불리우는것은신체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에, 물론 영향을끼치지 않을수는 없겠지만 그 영향의 비중에는 한계가 있다고생각했고, 지금까지는그생각에 반하지 않고살아왔다. 하지만 지금 그가 체험하고 있는 것은 정말 불쾌해서 잠을 잘 수 없다는 문장보다 더 적절한 진술법이 없다.
「……」
곁의 연인은 악몽을 꾸는 듯 했다. 의겸은 숨을 죽인 채로 그 몸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다못해 잠꼬대라도 해줬다면 그 심중을 엿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힘없이 입술을 달싹이는 것이 전부인 그에게서 무언가 소리를 읽는 것은, 귀가 예민하다는 드워프도 마음을 읽는다는 위저드도아닌 한없이 평범한 인간인 탓에 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두 팔로다독이는 것 뿐인 것이다. 그러니까 조용히 끌어안았다. 어쩌다 이렇게 틀어져버렸는지, 그런 것을 생각했다. 눈을 감았다. 의외로, 아니 의외로가 아니라업무량을 생각하면 당연하지만, 아무쪼록피로했기 때문에 눈은 종이처럼 무겁게 내리감긴다. 그가 꿈에서 벗어나길 빌면서 힘을 줘 어깨를 흔들었다. 그리고 그의 어깨가 멈칫하기도 전에 다시 끌어안았다. 그 몸을 안은 채, 악몽으로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