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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다이빙

 반쯤 잠에 빠져든 채로, 이진은 침대에 묻혀있었다.

 학업과 가사를 병행하는 것은 익숙했지만 아직도 섹스와의 병행은 몸을 물먹은 솜처럼 무겁고 나른하게 하는 감이 있다. 몸을 씻어내렸던 따뜻한 물의 감각을 생각했다가, 해진과 몸을 섞을 때의 감각을 떠올렸다간 잠이깨버릴지도 모른다고 어렴풋이판단했다. 그러다가 이진은 자신이 이미 잠들어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걸 옅은 잠이라고 하던가, 흔히는 선잠이란 말도 쓰는 듯 했다.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여보면 해진의숨소리가 작고 고르게, 자신의 곁에 살아있음을ㅡ그리고 잠들어있음을 말한다. 이진은잠깐숨을 삼켰다가, 해진의호흡과 시작을맞춰 다시 숨을 내쉬었다. 이내 호흡하는 박자는 같아진다. 아마, 아니 분명히 자신은자고 있는중인데도,조금 기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금 더 졸려졌다. 피로를 새삼 실감했다. 그리고 조금 더 나른해졌다.

 ㅡ나는, 아니 나도,

 이진은 잠든 이 특유의 깊은 복식호흡을 따라 숨을 들이마셨다.

 ㅡ살아있어.

 그리고 잠들어있어.

 내쉬었다.

 ㅡ선배의 곁에서,

 다시 들이마셨다.

 ㅡ내 자리에서.

 이진은 쓸모없이 그런 생각을 하다가, 어차피 해진은 듣고 있지 않단 것을 알았기에 곧 그만두기로 했다. 한층 깊은 잠의 나락으로 의식을 던지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들지 않았다. 왠지 그제야 눈을 제대로 내리감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잘 자,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뭔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 제대로 깊은 잠을 자고 있는 건 아닌건가,싶은 순간에 의식이 까맣게 끊긴다.

 쓰다 말았어/ㅋ 더 안 쓸거야/ㅋ

 때려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잘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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