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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Lullaby

 아무리 좀 일찍 누웠다지만 이제 슬슬 자지 않으면,

 ……같은 것을 생각하며 내키지 않는 눈을 억지로 내리감고 있었을 때에,

 ㅡ선배,

 이진의 안온하고 나직한 속삭임이 팔을 뻗어, 느리게 등허리에 감겼다. 그 팔의 체온은 어김없이 높고 건조했기에, 후덥지근하다는 기분과는 항상 거리가 있다. 해진은 무어라 답하려 입술을 달싹였지만 건성이어었던 탓인지 제대로 된 대답이 되진 못했다. 그런 자신의 대답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혹은 온 몸으로 동요하며, 이진은, 팔에 힘을 주어 품으로 당겼다. 반쯤 끌어안기고, 반즘 끌어안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해진은 눈을 감았다. 따뜻했다. 감았던 눈을 떴다.

 "…선배,"

 흘리듯 뱉은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듯, 조금 더 느릿하고 낮은 목소리가 울린다.

 "응,"

 대답하자, 이진의 이마가 목께에 무게를 두고 내려앉는다. 끌어안고 있는 탓에 거의 텅 빈 방처럼 보이는 시야의 끝자락에, 어렴풋이 이진의 머리칼이 비쳤다. 손가락을 뻗어 머리칼을 쓸었다. 너무 익숙해진 동작임에도 아무런 감흥이 없을 수는 없었다. 아마도, 이진은 가만히 눈을 감았을 것이다.

 …내가 깨웠어, 아니란 걸 잘 알면서 왜 그런 걸 물어봤을까를 생각하다가,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이 녀석의 초점이 빗나간 성실함은 어쩔 수 없는 종류의 것임을 기억해낸다. 아니, 해진이 대답하자 이진은 잠깐의 텀을 두고ㅡ혹은 한 박자 늦게ㅡ속삭인다. …실은 말야. 띄우는 운부터가 은근한 것이 꽤나 조심스럽다. 오늘따라 일찍 자자더니 갑자기 뭘 말하려나 싶어서 왜, 물어봐주었다.

 ㅡ나, 졸린 거 같아.

 웅얼웅얼웅얼. 섬유에 묻혀 약간 뭉개진 발음이 가슴 위로 울렸다.해진은 조금 웃었다.

 "자, 졸리면."

 ─선배가 안 자잖아, 하고 돌아올 대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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