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지금 뭐라고 말했지,
흔히 고귀하지도 천하지도 못한 가장 흔한 혈통의 흔한 서민층이 취기가 돌면 개념과 예의를 잃고 험담하게 되는 것이 윗쪽 귀한 혈통을 가진 가문의 뒷거래라던가 헛소문이라던가 몰락에 대한 비웃음 같은 이야기인 것은 당연하다. 제법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가운데 큰 소리로 5년 전 즈음에 있었던 지저분한 소문 같은 것을 떠들다가 조금 흥분해버린 이를 향해, 누군가가 낮은 음성을 냈다.
──누가 지금 뭐라는ㄱ….
취객의 험담에는 악의도 동정심도 없었으나, 이성적이지 못했던 취객은 방자한 동작으로 소리를 냈다. 곧 말꼬리는 흐지부지하게 다물려버렸다. 수도승이나 입을 법한 검은 로브가 만드는 그늘 아래에서,날카롭게 빛나는 눈과마주한 탓이다ㅡ아. 취객은 당황했다.낮은 목소리는 동요를 잃은 바 없었으나, 끔찍할 정도로 고요하고 미지근한 노기가 그 속에 섞여있었다. 천천히, 그는 물고 있던 담배를 끄고 일어섰다. 장신의 몸을 감싼 로브가 느릿하게 미끄러진다.
내 앞에서 지금 내 주인을 모욕했나,
뚜벅, 뚜벅, 우직한 걸음소리가 울렸다. 망언을 내뱉은 이는 기가 꺾인 채로 그 시선을 그대로 내려받아야만 했다. 로브의 두건을 벗으며, 이진은 묵묵히 되물었다. 여지껏 입 안에담았던 모양의담배연기가 부옇게 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점의 나긋한 촛불 아래 드러난 이국적인 외모와이 나라 특유의 검은 눈은연기 따위에흐려지지 않았다. 올곧은 눈이, 이미알고 있는 답을 물었다.
네가,내가 모시는 분을 모욕했는가를 물었는데.
그저 하대일 뿐 그 어떤 경멸도 존경도 드러나지 않는 고요한 목소리는, 그래서인지 그렇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래야만 했기 때문인지 치명적으로 낮고 무거웠다.
─…그, 나는,
조금 뒷걸음질을 치려는 이의 어깨 위에, 아무것도 쥐지 않은 손이 치명적인 무기를 든 듯한 무게로 내려앉는다. 그랬다는 거군. 목소리에 못지 않은 무게가 건조하게 어렸다.
충고 하나 할까.
취객이 숨을 삼키며 그를 등지고 도망치려는데, 내려앉은 손이 악력을 발휘한다.
…적어도,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깨를 잡은 손 끝이 하얗게 물든다. 어깨를 죄이는 고통에 괴로워하는 취객을 내려다보면서도, 이진은 미간에 주름 하나 만들지 않았다. 다만입술만이 달싹였다.
그 사람을 네 입에 올리고 싶다면,
동정도 분노도 없는 권태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이진은 조금 슬퍼졌을지도 모르겠다.
어휘 정도는 가려서택하는게 좋겠군.
맞는 말이야. 드물게 자신의 멘트에 격한 동의를던지며, 이진은 허리춤의 검을 들지 않은 것을 스스로 칭찬해야했다. 치미는 괴로운 기분을 누르려 조용히 이를 악물고, 또 주저앉아버린 취객을 등지며, 말로 다 못할 피로감을 느꼈지만,──간신히 눈을 감지 않을 수는 있었다.
너 따위가 욕해도 좋을 사람이 아니야……ㅡ그 남자는.
두건을 머리에 도로 뒤집어쓰면서, 운이 나빴을 취객에게 조금 동정하고, 주점의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침의 햇살처럼 아름답고 저녁의노을처럼 나른한 그의 주인을 떠올리고, 마침 다가오던 오너에게 은화 한 닢을아무렇게나 건네면서, 그의 주인이 가진이름의 드높았던 위상을 떠올리고, 아무래도 좋을 주점의 낡은 문을 나서면서, 그 이름의 처참하고 기구한 몰락과, 몰락 따위와는 상관없이 고고하게 자신을 내려다보는,고집스러운 그 눈매가 자신을 향해 둥글게 휠 때를 어렴풋이 그렸다.
아. 이진은 아주 오래 전, 그 눈을 올려다보며 그를 사랑한다고믿었었다.
이랬는데사위네 가문 몰락하믄서 새아들네 가문이 더서열 높아져있는 상태라던가 이진이는 거기 서자라던가 사위네 가문< 잘 나갔을 때얘네 아빠한테 사위가 수학했었다던가 같이 자랐다던가 뭐 대충 이런.................................................앗시 뿜겨 헛소리 ㅈㅅㅈㅅㅈㅅㅈㅅㅈㅅ 자러 ㄳㄳ
체력장 하면서 사위가 보고 싶었던 관계로 O<-< 회색태그 추가 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