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아.
"…에치젠, 점심시간이다. 일어나라. "
이상한 꿈을 꾸었다.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을 만큼 기이한 것이어서였는지, 금새 잊어버렸다.깨우려고 어깨를 흔드는손길이 기분좋아그대로 있고 싶었지만, 뭐랄까,그래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스며들게 하니까 말이다, 이 사람은. 조금, 속으로만 불평을 하며 에치젠은 눈을 떴다. 다만 눈을 떴을 뿐이다. 책상에 거의 들러붙은 채로 시선만 돌려 옆을 보면, 바로 옆에 그가 있었다. 순간, 지금이 자신의 시간대보다 2년 전이라는 것을 잊을 뻔 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에치젠은 조금 싫었다.
중요한 것을 잊을 만큼 기쁘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기가 막힐 정도로 닮았는데, 함께했던 날들에 대해서 조금도 알지 못한다. 잊으면 안 되는 사명감 같은 것마저 잠시 잊게 한다. 시간감각을 엉망진창으로 만든다.그러나 이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지도, 자신이 이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분명 이 사람은, 어린 자신의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행복에 치닿을 즈음에 어린 자신을 구하고 죽어버리겠지. 그래서 눈물이 날 만큼 싫었다.
보다가 조금 기분이 미묘해졌다. 옛날 글은 여전히 위화감이 넘치고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