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해. 계속하지 않고."
이진은다소 떨떠름한 눈으로 책을 내려다보며 내용을 낭독하던 중이었다. 중간고사는 금요일에 끝났기에 더없이한가해야 할토요일이었지만, 친절하게도 배려심은 눈꼽만치도 없고 제멋대로 상냥하기 그지없는 그의 과외교사는 주말에 약속도 없는지, 어김없이 비슷한 시각에 찾아와서는 점심은 먹었냐는 둥 자긴 점심 전이니 뭔가 해보라는 둥 해서 식사를ㅡ난 계란이 싫다고 몇 번을 말해?ㅡ하고, 칫솔ㅡ물론 칫솔세트에는 칫솔이 네 개 들어있으니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긴 하지만ㅡ하나를 제 것인 마냥하면서 이를 닦고, 아무렇게나 구겨넣었던 시험지와 오전에 받은 꼬리표 같은 것들을 용케 찾아내ㅡ라고 말해봤자 책가방이었겠지만ㅡ서는, 요즘 들어 부쩍 오른 몇몇 과목의 성적을 당연하단 듯이ㅡ아, 잠깐 가만히 내려다보긴 했었지만ㅡ넘겨버리고 남은 과목들의 점수를 가리키며 좀 더 성의있게 시험을 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미의 말을 지극히 직설적으로ㅡ너 말이야,교과서 들춰보기나 했어?ㅡ늘어놓다가, 어차피 본 시험을 어쩌겠냐, 게다가 적어도 주요과목 석차는 꽤 괜찮은 것같아 이 정도면 내신 잘 나오겠지 싶네,같은투로 이럭저럭 말하다가, 결국 지금은 자신의 침대를 점령하고 있는 참이다. 물론 얼마 전에 읽으라고두고 갔던책 있지, 꺼내와 봐. 읽긴 읽었어? 같은 지극히 과외교사다운ㅡ그래보이기만 한ㅡ소리를 잊을 정도의 사람은 아니다.
"아니,"
"아니?"
"…선배, 질문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