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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그러고보니 내가 하원하를 지른 적이 있던가?

 03.

 "…여보세요."

 발신번호를 확인하지 않고 폴더를 열고 답했다가, 교연은 조금 후회했다.분명히, 귓가에 핸드폰을 가져가면서 힐끗 시야에 들어왔던번호는 의겸의 것이었다.후회한 만큼조금 긴장했다. 썩 고요하지는 못한 소음만이 귓가에 나직하게울렸지만 소란스럽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영화라도 틀어놓았나, 언젠가의 기억을 더듬으며 교연은 짐작해보다가 갑자기 숨소리가 가깝게 들리는 것에 놀랐다.

 「연아.」

 "……아."

 기대했던 사람일 리가없을 호칭을 부르는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희소였다.

 「…미안, 지금 상황이 조금 그래서, 지금 바빠?」

 "……그야…,"

 교연은 힐끗 시계로 시선을 돌렸다. 벌써 새벽 2시가 넘었다. 이 시간에 바쁘다고 대답할만한 일이 있는 것은 의겸 정도만이 아닐까 생각하며 희소가 원했을 법한 부정의 대답을 했다.

 「그래, 안 바쁘면 영연부실로 올래?」

 영연부가 영어연극부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교연도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 부서의 부부장이니 하는 이의 얼굴을 당연하게 연상시켰다.게다가 이 즈음이면 그 곳은 희소가 고문으로 있는 부서와 연합해 친목도모를 한다는 것 정도도,언젠가 한 번 잘못 그 자리에 잡혀버린 적이있기에- 알고는 있었다. 조금 기묘한 기분을 받고, 교연은 조금 당황했다.

 "……거긴 왜?"

 「아, 그러니까」

 조금귀찮다는 듯한 투로,희소가 말을 이었다.

 「…현의겸 군,취했는데 지금맡길만한남자가 없어. 좀 데려가.」

 

※ 맡길만한 남자가 없는 이유

1.옆집아들> 저 당시애들처남이랑 같이 있지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애들처남> 같은 이유 ㄳㄳ 인데다 있어봤자 현의 따위 챙겨주지 않을 것 같구요/--

3.맏아들 > 현재 만취상태, 게다가 안 취했어도 맡길만한 남자가 아님 ㅋㅋㅋㅋㅋㅋㅋ

나머지 애들은 자기 몸 가누기도 힘들어서 휘적휘적 기숙사에 돌아가거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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