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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시크릿^.^<

 …한참 소리를 내니 죽이느니높이느니 지르느니, 좋아? 어쩌고저쩌고 하는 일방적인 대화를 하며 썩 건전치 못한 과외시간을 갖고 있던 차에, 갑자기 제자ㅡ라고 해도 뭐, 나쁘진 않겠지 싶다ㅡ의재미없던 표정이 사색이 되었기에, 해진은 조금 놀랐다.거의 동시에, 힘껏 몸이 밀쳐져나갔다.

 ……너어?

 이진은 어느새 몸을 일으켜바지 속으로 다리를 쑤셔넣고 있었다.어?이럴 힘이 있으면 제 의지대로자신정도야 얼마든지 거절할 수 있겠구나,하는 것을 쓸모없이 깨달으며 멍하니 보고있자니,해진의 영민하지 못한 귀에도 딩동, 하는 초인종소리 정도는들렸다.

 ㅡ뭐 해, 빨리 그거 치워.

 사실, 당황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곧 다시 뻔뻔해졌다.…치우라니? 버클 잠그라고.…초인종 소리 정도야 못 들은 척 하면 되잖ㅡ아버지니까. ……그걸 어떻게 알아?

 점심시간도 아니고 저녁시간도아니고, 물론 선생님이 집에 돌아오실 시간도 아니건만 . 아직 열이 가시지 못한 사정 따위 알 바 없다는 듯 '치우'라니. 속삭이는 듯한 낮은 소리가 짜증스럽다고 생각하는 중에, 한심하다는 듯한 눈길이 자신을 내려다본다. 내가 아버지 발 소리 하나 구분 못할 줄 알아? 그게 그렇게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게……그 순간 아들, ㅡ집에 없나? 하고알고 있는목소리가 들린다. 딩동, 한 번 더 초인종이 운다.

 못 하겠어?

 짜증스럽게 이진은 묻더니, 금방 주저앉아 대뜸 다리 사이로 손을 뻗어 움켜쥐어버렸다. 잠깐만,운을 떼자잠깐이 어딨어, 하고 뱉으면서 정말 싫다는 듯이 그 아래로 고개를 숙였다. 아니…잠깐만, 이진…ㅡ할짝, 소리가 ㅇ나ㅣ러;?G다거;ㄴ이ㅏ럼;지다거;ㄴ이ㅏ럼;ㅣㅈ다건ㅇㄻㅈㄷㄱ /--

 넘기고/--ㄴㅇ라ㅣㅁㅈㄷ;기ㅏㄴ어;리ㅏㅁㅈㄷ거

 짜증나, 투덜거리는 소리를 내다가 열쇠가 그래도 과외랍시고 마실 거리로 내놓은 유리잔 안의 오렌지 쥬스를 망설임없이뿌려버린다. 답 정도만 간신히 적혀있는 깨끗한 수학문제집에도 끈적일 법하게 기분나쁜샛노란액체가 몇 방울 튄다. 점점이 번져드는 모양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진이 갑자기 큰 소리를 내며 문을 연다.

 "ㅡ아버지,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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