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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 일단 일일일진진은 지키..려고 했는데?

 ㅡ귀는 아닌 것 같고, 그럼 어디야?

 나직하고 조용조용한 종류의 속삭이는목소리는 그 내용을 불문하고도 듣기에 썩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그 최대의 강점이 있다. 하지만 그 강점이 지금의 상황에도 발휘되고 있는 것인지 어떤지는 자신이 없었다.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칠만큼 당황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뭔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 시간이 흐르도록 방심한 사이 바뀌어버렸다는 판단이뒤늦게 선것이다. 그러니까,

 "……묻지 마,"

 …그러니까, '자리'가.

 자리라고 함은 위치와도 비슷한 단어가 될 수 있겠다. 위치라 함은 포지션. P-O-S-I-T-I-O-N.

 "그런 건 직접 찾아야지, …안 그래?"

 시간을 오래 들여가며 입술로 귀를 지분거리다가 거의투덜대듯이 물어오기에, 해진은 문득이진의 표정이 궁금해졌다. 아무래도 좋을 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안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에 안겨있는 기분은 미묘하게 불쾌하고, 또 미묘하게 흥미로웠기에. 후자의 기분을 위해서라면 등 뒤의 보이지 않는 표정같은 것이라도 상상해보며전자의 기분을 눌러두는 작업이 필요했다.

 조금 당황했을지 아니면 짜증이 났을지, 아니면 여전히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일지도.

 "…아아, 맞는 말이네."

 앞 부분 전부 기각, 아직 이진은 진지한 모양이었다.본디 이 남자ㅡ라는 머쓱한 표현이 점점 어울리게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해진은 한 순간 엄청난 위화감을 느꼈다ㅡ금방 끓어오르는 성정이 아닌만큼 제풀에 식어버리는 일도 드물었다.

 "……선배, 아마 간지럼 잘 탔지."

 스스로 이미 몇 번인가 눈물을 글썽이도록 뼈져리게 깨닫고 있던 사실을 속삭여주며, 이진은 허리에 감았던 팔을 다소 헐겁게 하며, 셔츠 아래로 한 손을 밀어넣었다. 따뜻한 체온이 전하는 열에, 견딜 수 없는 기분이 치밀었다. 몸을 구부리며 무심코 피하려는데, 혀끝이 목께를 할짝였다. 간지럽다 싶어서 움찔하자니, 품에 파고든 격밖에 되지 못했다. 이진은 해진의 목선 위에 입술을 묻으며 속삭였다.

 ㅡ그리고, 목인 건 진작에 알았었어.

 이 녀석이 지금 뭐라는거야.

/-- 이거 뭐랄까 보여줬더니 즈카료냐는 소리를 들어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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