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희정이요. 오늘 병원 간대요.
그 이름에 저도 모르게 손가락이 미끄러졌다. 실수는 찰나였다. 날짜선 사이사이로 늘어선 흰 말풍선 옆, 노란 숫자들이 우수수 사라진다. 나는 오래 고민하지 않기 위해 애를 쓰며 모범적이고 무난한 답안을 고민한다.
희정이가 누구인지 나는 안다. 어느 병원에 가려는지도 안다. 왜 가는지도 알고 있다. 그리고 내가 그것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A도 안다. 아마 A는 내가 이 손바닥만한 대화방에 일부러 들어오지 않은 채 푸시 알림의 첫 줄만을 읽어왔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나의 치졸함을 아는 사람들이 늘 불편했다.
그래.
나는 3분만에 겨우 그 두 글자를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