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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오늘도 무사히



 그녀는 젖은 행주처럼 물을 뚝뚝 흘리며 그의 팔 위에 늘어져있었다. 하지만 그 몸을 비틀어 우울을 짜낼 수는 없는 것이기에, 그는 다그치는 대신 그대로 그녀를 끌어안았다. 무게보다도 습기에 숨이 막혔다. 입고 있던 티셔츠에 그녀의 모양대로 물자국이 눌렸지만, 그는 팔에 넣은 힘을 빼지 않았다. 젖은 것은 한 덩어리였지만 식어가는 것은 절반 뿐이었다. 소리내 말한 적은 없지만, 그는 그녀의 슬픔에 정당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는 무엇보다도 그 사실이 괴로운 것이었다. 그 사실이 외로운 것이었다.
 그녀는 라디오를 틀어달라고 했다. 그는 그러마 대답했다.
 오래된 팝송이라도 흘러나오면 좋으련만, DJ는 익살스런 모사를 하며 청취자가 보내온 사연을 읽는 중이었다. 그는 그녀의 체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신경쓰였지만, 그녀는 DJ의 입담에 웃음이 터진 듯 이따금 어깨를 들썩일 뿐이었다. 신청곡은 트로트였다. 쿵짝거리는 전주가 끝날 즈음 겨우, 그녀가 그의 목에 팔을 감았다.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어깨에 바아짝 달라붙은 뒤에야, 그녀는 울기 시작했다.
 작은 음악 소리보다 더 작은 소리로 그녀는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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