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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Somewhere in Nowhere (4)




 떨어뜨렸던 헤드셋이 둥 떠올라 머리를 후려치고 나서야 선하는 정신을 차렸다.
 (이든의 활약이었다.)

 녹취는 그 때까지도 계속되고 있었다. 선하는 통신이 끊어지기 직전의 녹음 파일을 거듭 들으며 신이 하려던 말을 파악해보려 애썼지만, 노이즈가 심해 누군가의 서재에서 문제가 일어났고 무언가를 강행했다는 것밖엔 장담할 수 없었다. 다만 "종이접기"와 "이공간", "통로"라는 말에 기대 수색하고 있던 것을 생각하면, 누군가가 종이를 접는 데 성공하거나, 다른 이유로 그런 통로 따위를 열어버린 것 이상의 좋은 설명은 없었다……통신 상태는 계속 복구되지 않고 있다.
 선하는 신이 손가락으로 핸즈프리를 두드리며 박사? 듣고 있나? 하고 통신을 시도하는 모습을 상상해봤다. 약간의 피로를 얼굴에 비치며, 통신 두절에 의아해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누군가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란씽이 짙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무서운 표정을 짓는 것도―본의는 아닐 것이다―, 아드리안이 난감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장면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무사, 할 것이다. 모두.
 '이공간'이라고 명명한 곳에서 지금의 통신 장비가 작동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이 부서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랬지만 선하는 역시 선발대, 특히 캐서린의 안부가 걱정됐다. 이변을 몸으로 직접 겪고 있는 사람―낮은 랭크라고 들었지만, 그녀에게도 특수능력이 있다.―이라곤 하지만, 이변에 휘말리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신(神)은 아니지만 비교적 만능인 신(晨)과 함께 있으니 큰 위험은 없겠―없으리라 믿고 싶―지만, 어찌 됐건 그녀에게 파견을 권한 것은 선하였다……죄책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선하는 밥이라도 한 끼 사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며, 끈질기게 통화연결음을 듣고 있었다.

 받았다.

 "랩이에요. 대기조의 파견을 요청합니다."

 현장 요원 전원이 휩쓸린 게 아니란 점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대기조의 지휘를 맡은 찰스 브라운에게 지원을 부탁하며, 선하는 선하가 알릴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 빠르게 브리핑했다.

 "그리고, 그 통로가 열리면 통신 장애가 발생하는 걸로 보여요.
 이공간에선 통신 자체가 불가한 모양이니, 단서를 찾더라도 조심하셨으면 해요."

 그리고, 무사히 복귀하시기를.





In Community SPEDIS : Case 2
대부분 커뮤에 올린 것에서 약간씩 더 수정한 상태.
거기 글을 수정하려면 지웠다 놨다 해야해서.... 어느 정도 선을 넘기면 비문... 있구나... 그냥 스루하게 된다.... S님 미워요 왜 이런 게시판이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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