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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O finally, now I can give you a kiss.




 처음 만났을 때 민은, 란에게 말을 걸고 싶었다.
 그 다음에는 란의 이름이 알고 싶어졌고,
 란의 연락처가 궁금해졌고,

 그리고, 란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거기까지만 해도 하고 싶은 것을 잘 할 수 있었다. 민은 이성에게 서툴었지만 사은품으로 남은 음료수 한 캔 정도는 마음대로 건넬 수 있었고, 란은 민의 어린 관심에 미소해줬다. 생각에 잠겨있을 때의 얼굴도 물론 미인이었지만, 웃을 때의 얼굴은 소녀처럼 귀엽게도 여신처럼 아름답게도 느껴졌다. 그녀가 찾아올 때면 밤은 야속할 정도로 빠르게 흘렀다. 민은 란이 늘 기뻤다. 그래서 아주 기쁘게, 그녀의 남자친구가 되었다.

 손을 잡고 싶었다.
 나란히 걷고도 싶고, 예쁜 것을 보면 선물하고도 싶었다.

 돈도 시간도 민에게는 턱없이 모자란 것이었지만, 란은 잘 맞춰줬기에 어떻게든 쪼개고 아끼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었다. 누나, 하고 부르면 란은 기뻐해줬다. 연상의 그녀답게 민을 귀여워해줬다. 피로는 쉽게 위로받았다. 비싼 시간이었지만, 민은 해야하는 것도 많았기에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의 소중함을 잘 알았다. 란은 민에게 하고 싶은 것 이상이 되었다.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민의 여자친구였으니까.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민은, 란에 대해 아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란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다.

 란을 알게 될수록, 조금 슬퍼졌다.
 그런 얘기였다.

 가끔 민은, 란에게 입을 맞추고 싶었다. 그녀를 끌어안고 놔주고 싶지 않았다.
 아주 가끔 민은, 란의 오빠가 되고 싶었다.

 란이 울어줬으면,
 바랐다.
 그런 란을 민이 위로할 수 있게.




이제 다, 끝나가요.
연관은 없지만 오늘 란이 생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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