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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오랜만이라 미안해요 라즈베리:3




……네. OMR의 미니스커트 파트... 아니 보컬을 맡고 있는 우 연입니다. 미니스커트로 화제가 되긴 했지만 저 노래도 잘... 해요. 아마도.
그러고보니 오늘도 미니스커트를 입으셨네요. 이젠 너무 자연스러워서 놀라지도 못했어요.
하하, 그렇게 말씀하시면 부끄러운데요.
아이구 하나도 안 부끄러워 보이는데……. 그럼 다른 분들도 각자, 소개해주실까요?
아... 아. 저부터 하면 되나요? 흠흠... 안녕하세요 저는 OMR의 건반, 윤 나리입니ㄷ
그리고 OMR의 창의력을 담당하고 있는 이 지유입니다아! 꺄아! 여러분 오렌지는 많이 남으면 락앤락에.. 락앤락!!!!
음, 밀폐용기가 갑자기…….
것보다 락앤락은 L이잖아... 지유 선배는 일렉이세요. 그리고 이 분은...
…….
......형, 뭔가 말할래요?
…….
……으, 으응. 알았어.
어... 우리 드럼 맡고 있는 권 중혁 씨구요, 제 옆에 계신 이 잘생긴 분이 베이ㅅ……. 우와. 여러분 진짜 우리 다 알고 오셨나봐요. 기율 형, 손 한 번 흔들어주세요.
(손을 흔든다.)
이야, 잘생겼다!
하하하. 말하는 분이 정해져있는 밴드네요.
이게 좀 정해질 수 밖에 없는게, 어떤 분은 마이크를 주면 헛소리를 하고 어떤 분은 마이크 울렁증이 있어서...
마이크 울렁증이요...
...그게 사실, 그냥 저희가 다 말을 잘 못해요.
하하하. 그래도 모처럼이니 잠시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이렇게 다섯 분이 음악 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음, 기율 형이 들어온게 20년 전이니까……는 농담이고요. 5년 됐나? 전 그것보다 1년 전에.
OMR이 처음 결성된 건 혁 형이랑 지유 선배가 고등학생일 때였다고 해요. 나리 씨는 6년 됐고, 저는 8년 전에 들어왔어요.

오오, 상당히 어릴 때부터 해오신 거네요. 고등학생 때면.
그렇...죠? 그것도 있지만 저희가 좀 나이를 먹은 거 같은ㄷ... 아 죄송합니다. 나리 씨가 노려보네요.
하하하하. 데뷔한 지는 이제 2년? 정도 되셨나요?
네, 이제 1년 반 조금 넘었나. 맞...죠?
응. 곧 아들 생일이니깐.
응!!
네, 1년 반... 2년이죠.
이번에 1.5집, 신보가 나왔잖아요. 저도 들어봤는데, 정규앨범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던데요.
아이구, 감사합니다. 나리 씨가 애를 써줬죠.
타이틀 곡이, <비 오는 날 고양이 시체>죠? 1집의 <빨간 구두>도 꽤 화제가 됐었는데, 그 곡보다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에요.
빨간 구두...는 사실 제 미니스커트 버프를 쪼...금 받은 것 같아요. 데뷔곡을 비 오는 날로 하잔 얘기도 있었는데 사장님이 이 쪽이 주목받기 좋다고 하셔서. ...그래서 1.5집은 저희 하고 싶은 대로 해왔던 노래들로 담아봤어요. 아, 이런 얘긴 나리 씨가 해야되는데.
그렇네요. 편곡을 다 새로 했다면서요, 나리 씨가.
그게... 이번 신보는 데뷔하기 전에 썼던 곡들을 손봐가지고... 언더 시절의 베스트 앨범 같은 기분으로? 준비했는데, 이게 제가 되게 어릴 적에 썼던 곡들인데다 디지털 음원은 다 돌고 있으니까, 그냥 내놓기는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서.
하하하. 아는 분들 사이에서는 하이퍼 하드 버전이라고들 말하던데요. 연주하기에.
사실 기율 형이 베이스를 되게 잘 치잖아요. 줄 분명히 네 갠데 일렉처럼 치고. 형 들어오기 전에 쓴 곡은 베이스 파트가 좀 더 치기 편했었죠. 형이 슬슬 지루하다고 나가버릴까봐 조금 힘을 줘봤어요. 하는 김에 다른 파트도 조금씩 조금씩.
솔직히 조금씩 조금씩은 아니었잖아!
(웃음)
뭐, 멤버들한테 원성을 좀 들었죠.
아... 아냐. 재밌어서 상관은 없었지만. 하이퍼 하드!
…….

뭐, 하이퍼 하드……그런 기분이 없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그러시군요. 타이틀 곡은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로도 쓰이고 있죠? 그것도 하이퍼 하드 버전으로.
네. 그 왜 요즘 금요일 저녁마다 하는 그 변신 히어로물……. 이거 근데 제목 말해도 되나요? 아아, 방송사가 다르구나.

하하, 그렇긴 하네요. 우리 집 딸도 좋아라 보는데.
그쵸? 우리 애들도 곧잘 보더라구요. 그 만화가 처음 웹툰으로 연재될 때부터 작가분이 저희 노래를 자주 삽입곡으로 쓰셔서. 이번 앨범은 그 곡들 위주에, 신곡 조금... 그런 구성입니다. 자켓도 그래서 다들 정의의 용사같은 게 된 기분으로…….
본 것 같아요. 나리 씨가 그린이었죠?
네, 어쩌다보니 아줌마가 마법소녀 같은 옷을……. 그치만 연 씨는 핑크였으니까 전 부끄럽지 않으려구요.
저도 그 만화의 블루도 변호사 캐릭터라 블루가 하고 싶었는데 여자애 포지션이 부족하다보니... 대신에 블루는 머리가 삐죽삐죽한 지유 선배가.
재미있었는데, 사실 저는 레드가 어울리거든요! 정렬의 레에에드! 리더쉽! 리더! 빨강! 그런.
……음, 머리가 빨갛긴 하죠.
그래서 레드는 어떤 분이? 아. 기율 씨구나.
네. ...제가 레드.
다들 이견이 있으신 것 같은데, 기율 씨는 포지션에 불만이 없으셨나요?
글쎄요? 옷이 좀 더 오렌지 색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마이크 잡으신 김에 질문 하나 더 드릴게요. 아까부터 궁금한 게 있었는데, 기율 씨는 울렁증 쪽인가요 헛소리 쪽인가요.
하하. 전 헛소리 쪽이에요.
어…….
그걸 웃으면서…….
웃으면서 말하지 말아주세요…….
…….
예이! 더 해라! 더!
이 분은 안 여쭤봐도 되겠네요. 하하. 오늘 좋은 무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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