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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어떤 마녀와 어떤 마법사 (5) : 시이라 연




 연 시라.
 그녀는 꽤 유명한 여자였다. 꽤가 아니라,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모두가 연 시라를 알고 있을 것이다. 시라연이라고 읽든, Shiila라고 쓰든, 시이라, 하고 돌고래를 연상시키는 호칭으로 부르든 그 방법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일단 그들은 그녀의 이름을 들어보았다. 그녀에 대해 알고 있다. 그 정도로 유명하다. 그리고 유명한 여자에게는 유명세에 따른 세간의 말들이 따라붙는다. 흔하게는 백영의 마녀라는 칭호부터 시작해서 긴 머리가 아름답다는 둥, 청순가련하고, 수수께끼의 미인이며, 하얀 원피스가 잘 어울린다는 둥, 죽어가는 생명을 구한 성녀라는 둥, 머저리를 위해 마력을 소모한 천재라는 둥, 그 '기적'으로 다시는 제 발로 땅을 밟고 걸을 수 없게 됐다는 둥,
 스물 두 살이 되기 전에 수명이 다해, 죽을 거라는 둥.
 실제로, 죽어가고 있다는 둥.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듯이, 그녀는 현 명의 약혼녀였다.
 사랑하는 사이냐면 그건 조금 어렵다. 다만 현 명은 유일무이한 현영의 마녀의 총애를 받는 장남이었으며, 연 시라는 수많은 백영의 마녀를 배출한 연 가의 차녀였다. 명문 혈통의 유망하고 출중한 인재, '사회'의 왕자님과 공주님이라는 것이다. 그런 세계의 일이다.

 "시라연. 만나러 왔습니다."

 귀족이라고 하면 귀족의 것이랄 수도 있을 것이다. '연'으로 끝나는 마녀의 이름은.
 잡지에서 몇 번인가 보았던 얼굴이라, 명은 금방 그녀를 알아볼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칠흑의 귀공자님."

 휠체어에 앉아있는 하얀 공주는, 명을 그렇게 불렀다.

 노래하듯 낭랑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명은 어머니가 그녀를 며느리로 점찍은 게 '기적'이 일어난 이후인지 이전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물론 그녀는 아름다운 미인이었고, 수명을 깎아 어린 아이를 살리기 전부터 그림자 마녀의 칭호에 어울리는 마녀였지만,

 "...호칭은 명으로 충분합니다. 시라연."
 "아하하. 실례했네요. 잡지에서만 뵙던 분이라……."
 "……."
 "죄송해요. 명 님."

 그 기적의 댓가는 그녀의 목숨이었다.
 오래 살지 못할 여자를 아들과 짝지우려는 의도 따위를, 명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아닙니다."

 그러니까, 사소한 일이야 사과받아도 기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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