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어딘가의 도시. 아름답게 가꿔놓은 (가든 앞 마당이나 아파트단지의 광장을 연상시키는) 정원이었지만 밤이라서 묘하게 음침한 느낌이 있었다. 주인공이 그 곳에 초대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결혼이 충격적이었다. 그 날 그 가든에서 사람들이 모인 것은 결혼 후 피로연 때문이었는데, 누군가와 누군가 (이것도 기억나지 않음. 여자가 청순한 새댁처럼 보였는데) 의 조합이 기분나빴다는 평이 가득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기쁜 마음으로 결혼했고 고난과 역경을 넘어서 결혼한 것이 틀림없었다. 지나가는 험담들 사이에서 두 사람이 굉장히 예뻐보였으니까. 한편 꿈에서 확실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주인공은 왠지 신부를 연모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돌아다니다가 위기에 빠질 뻔 한다. 뱀 같은 하객들이 하나같이 상복을 입고 있었다. 주인공은 가장 높은 곳이나 가장 깊은 곳 어딘가까지 흘러들어갔는데, 그 부부의 결혼은 숙적 집안끼리의 결혼이거나 정략결혼이거나 신분차가 나는 결혼인 것 같았다. 적과의 동침인 건지 로미오와 줄리엣인건진 알 수가 없었다. 주인공은 그 둘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비쳤다가 죽을 뻔 한다. 온 힘을 다해 달아나는데 화려한 인상의 소녀가 나타나 주인공을 축복했다. 인과적으로 생각했을 때 축복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죽었을 테니까. 소녀는 매 상처입은 하객들에게 하나같이 축복을 했다. 그 말들은 하객들의 속성과 관련이 있었다. 꼭 상처입은 게 아니더라도, 분노를 가라앉혀주거나 질투심을 흐려주거나 하는 식이었던 것 같다. 기억나는 것은 드문데
가장 마지막으로 그녀가 축복했던 것이 계단의 마지막 끝에서 주인공이 스쳐지나가면서 눈이 마주친 남자였다. 안경에 흑발에 마찬가지로 상복같은 수트를 입고 비밀스럽게 웃고 있던 남자였다. 과오로 쏟아진 적포도주를 이 잔 안에 쓸어담으니ㅡ어쩌고 하는 느낌이 있었다. 우리의 어머니라는 표현도 있었다. (주인공이 계단을 딛을 때 마다 멘트가 겹쳐지는 연출이었음. 폰트는 왠지 궁서체에 이텔릭에 채도를 왕창 낮춰서 팥죽처럼 뵈는 핑크색) 우리의 어머니, 바다의 신 스칼라... 였나? 대충 뭔가 라로 끝나고 ㅋ이 들어갔던 것 같음. 누구신데요... 포세이돈이나 넵투누스는 분명 아니었고 스칼라와 비슷한 어감이었는데. 뭔가의 별 이름인 것 같기도 하고. 점점 꿈이 흩어져서 잘 모르겠다. 굳이 맞춰보면 테티스 정도일까? 일어나자마자 생각한 건 왜 바다의 신이 어머니인가 였던 것 같기도ㅋㅋㅋㅋㅋㅋ
무튼 그 순간 아 시발 이거 신화 세계관이구나 생각했지. ......
무튼22 이 어머니()인 남자가 의겸이를 닮았었다. 매우 악역이고 매우 딱딱하고 매우 우위에 있는.. 그런 의겸이를. ......
현재 이렇다할 마이붐이 없으니 이걸 적당히 새 세계관으로 손보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여 열심히 기억을 더듬어 서술해보고 있음. 아니면 그냥 매지컬 아라카르트에 써먹는 게 나을까. 신화는 이제 정말 Be!로 끝내고 싶으니까... 하지만 역시 귀찮잖아! 그리고 익숙한 신화여야 팔리잖아! 그리고 어머니라는 칭호가 붙은 남자가 악역인 게 순전히 끌리는 것 같기도 함ㅋㅋ 다른 건 아무래도 상관없음. 그리고 모든 하객들의 속성을 달래는 말들이 좋았는데 어째 하나도 기억나지 않냐고.. 어으ㅠㅓㅠ0ㅠ0
다음에 안산에 가면 내 신화사전을 찾아오기로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