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난 죽을 때까지 선배를 용서하지 못할 것 같다. 일상이 고되고 바쁠 때도 멍청한 나는 내 뇌를 다 쓰지 못해서 무언가 그리워할 여지가 있고, 짧고 영양가없는 연애를 몇 번 거치면서도, 머릿 속이 잠시 한 박자를 쉬는 순간마다, 도돌이표처럼 다시 선배에게로 귀소한다. 거 참 하찮은 연심이구나. 그래도 선배를 특별히 좋아했던 건 아니란 걸 인정하고 나니까 그나마 후회할 거리는 없어져서, 계속 같은 것을 반복하고 있어도 그렇게 불편하거나 슬프지는 않게 되었다. 용서할 수 없지만, 용서할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에 든다. 선배가 아니었다면 스물 둘이 되는 동안 난 어떤 고민을 안고 어떤 생각을 하면서 나이를 먹었을지 상상할 수가 없다. 그래.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면, 그 시절이 특별했을 뿐이라고.
손이 느려졌나? 아니면 지금도 자는 중인 건가? 여섯줄 쓰는데 한시간 걸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