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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하는 소언

하소연글


다른 어느 해보다도 빠르게 12월이 스며들고 있다.
사실
이번 해 중에 꼭 하려고 했던 포스팅이 있는데,
글쓰기 버튼을 누를 자신이 아직 없다.

그 때가 아닌 것 같다.

시간은 나를 몰아세우고, 나는 과제에 치이면서 조금 망설일지도 모른다.
이맘때의 내가 얼마나 외롭고, 약하고, 허하며 상처받기 쉬운지 떠들고 싶으면서도,
이제 그럴 때는 지나지 않았을까 싶은 괜스런 것들 때문에.

아직도 나는 밤 열 한 시가 공포스럽고, 그 전에 잠들거나, 그것을 깨닫기 전에 자정이 지나는 것이 다행스러운데,
그런 기분을 털어놓는 건 수년 전부터, 사실, 수년 전의 12월부터 너무 당연스럽게 해와서,
문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점점 대수롭지 않게 느껴진다. 점점 그 무게가 익숙해져서, 버티는 것에 담담해진다.
그런데,

나는 한 마디로 설명되고 싶지 않다. 당연히, 몇 마디로 나를 설명하고 싶지도 않다.
내가 겨울에, 12월에, 요즘같은 밤에 느껴왔던 기분을 한 마디로 일축하고 싶지 않다.

점점 그것이 쓸모없고 형식적인 것으로 변해가는 것이 아닌가 무서워진다.
내게 가혹했지만 분명히 그런 기분들은, 나의 겨울을, 나를 이루는 요소들이었다.

잃어가는 감각도, 되살아나는 감각도 여러가지 의미에서 슬픈 시기다.


1시 수업이니 아침에 이런 포스팅도 할 수 있는 거겠지. 뿌우'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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