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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아 이 뒷장면이 몹시 쓰고 싶었으나 대화 기록이 안 남는 컴이라.. 망ㅋ





그런데 주 기율 씨.
응?

지민은 선박 안으로 들어가는 계단에 걸터앉아 볕을 쬐고 있었다. 햇빛에 타 옅어진 색의 머리카락이 바닷바람에 아무렇게나 휘날렸다. 아마 이름 대신 선장이라고 불러도 흠결이나 하자가 없을 남자는, 지민이 잘 모르고 관심도 없는 무언가의 항해술을 시전하던 참이었다. 모쪼록 순항 중인 배를 방해할 마음은 없었기에ㅡ그리고 그녀도 그녀의 광합성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기에ㅡ지민은 그저 제 자리에서 흥얼거리듯 물었다. 애는 좋아하십니까.

애?
네. 애-기.

덧붙이듯 Baby, 하고 가요인지 팝송인지 모를 노래를 한 토막 흥얼거린다. 물론 선주 겸 항해사 겸 그녀의 남편이기도 한 누구 씨를 부르는 호칭은 아니고, 방금 좋아하는지를 물은 '애'가 애간장이 탄다는 둥 할 때의 애가 아니라 자라면 kid가 되는 그 애라는 이야기겠다. 기율은 잠시 손을 멈추고 지민을 보았다. 그녀는 그 때까지만 해도 수평선에 시선을 둔 채였지만, 금방 시선을 느끼고 기율을 응시한다. 건강하게 익은 피부 위에 그녀의 검은 눈 한 쌍이 짙게 빛나고 있었다.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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