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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진 지한 씨의 특기는 애 돌보기, 그런 그가 싫어하는 건 어린애...





 자정에 가까워진 여름밤.

 [문자왔다 지지배야!]

 지지배……가 아니라 진 지해 씨는 어린 아이의 명랑한 목소리에 깜짝 놀란다. 평소라면 자고 있을 시간이지만 열대야 때문에 천장만 보다가 컴퓨터를 켠 참이다. 물론 닥터 진과 김 여사님은 셋째는 계획에 없었던지라 집에 어린애가 있는 건 아니고, 문자메시지가 왔다고 하는 핸드폰의 알림음이다. 반사적으로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누구의 문자일까. 보통 지해에게 먼저 연락을 해오는 사람은 없으니, 밀……아니 바다여행을 간 배 지민 양의 늦은 답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멀티메일을 수신중입니다. 50%…….]

 어라?

 [100%.]

 고개를 갸우뚱 기울인다. 밀이는 이런 거 돈 아깝다고 잘 안 보내는데.

 "제목……."

 [제목: ㅇㅇ]

 "이응 이응?"

 단촐한 제목 아래 내용으로 펼쳐진 사진은,

 "……으으음……."

 그야말로 으으음.
 지해는 조그만 액정을 가만히 노려보다가, 가까이에서 봤다가 멀리 거리를 두기도 했다가, 모니터 옆에 아무렇게나 내려놓는다. 그나마 푸른 바다 풍경이면 좋을텐데 배경은 모래사장. 굉장히 기럭지가 길어보이는 모래무덤 위에 지민의 것처럼 보이는 손가락이 당당하게 브이를 그리고 있다. 아, 모래무덤이라기엔 뭔가 꼬리 같은 것도 달린 것 같고.

 "재밌게 노나보넹……밀이 밉다."

 바다. 바다……파란 바다 보고 싶다. 지한이를 꼬셔서 바다가자고 할까. 갑자기 사고가 오빠의 잠을 방해하자는 데로 잘못 흐른 지해는 부리나케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간다. 쿵쿵쿵쿵, 쿠웅, 지한아아──바다가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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