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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바람직한 생활습관에 대한 고찰



 "다음엔 칫솔 하나 사올까?"
 칫솔? 배 위에 엎드려있던 지민이 대뜸 그렇게 말해서, 기율은 일순 자신의 배가 그렇게 중얼거린 줄로 착각할 뻔 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머리 가슴 배 할 때의 배라는 신체부위는 일단 말을 하지 않으니까. 난데없이 칫솔이라. 무슨 얘기를 하나 싶어 배를 내려다보자, 지민이 그 위에서 모처럼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응, 칫솔.
 "칫솔이 필요해?"
 "식후에는 필요하잖아."
 다음 대답도 본의아니게 귀가 아니라 배로 먼저 듣는다. 하긴, 우리 지금 밥 먹긴 했지. 그치? 그런데, 굳이 집 밖에서는 칫솔을 갖고 다니지 않는 한 이를 안 닦잖아. 그렇지. 뭐, 우리 학교 여자애들 중엔 그런 애들도 있지만. 너희 학교 여대 아니었어? 여대지. 그치만 전부 칫솔 들고 다니는 건 아닌데……. 넌 안 들고 다닌다는 거지? 응.
 배에 대고 말을 걸거나 하는 건 임산부와 그 남편이 흔히들 하는 거 아니었던가, 기율은 지민의 다음 말을 기다리면서 혼자 생각했다. 뱃 속의 혈육에게 말을 걸며 행복하게 미소짓는 광경은 참 보기 좋겠지만, 아직 법적으로 미성년자인 지민과 자녀계획을 짠 적은 없다. 게다가 포지션도 바뀌었잖아. 누가 뭐래도, 일단 기율의 뱃 속에 태아가 자라날 자궁같은 것이 있을 리 없다.
 "그럼 칫솔 얘기는 왜 한거야?"
 멀리 꿈에도 없는 미래를 상상할 뻔 하다가 본론으로 돌아오자, 지민이 웃었다. 그 눈에 아까처럼 진지한 빛은 없다.
 "집 밖에서라도 자기 전엔 양치질을 하잖아."
 ……아. 그건 맞는 말이지.



In Fob Chain Messenger 8.0* : Written by Appeal
주 기율 20세, 배 지민 19세. 사진을 보고 쓰고 싶어져서 졸면서 뻘글.
사진의 출처는 모르겠다. 어딘가 이미지뱅크가 아닐까 싶은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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