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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이젠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겠고…….



 낯선 곳에 발을 들일 때는 왠지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그것이 1살 연하 1학년 연하인 여대생의 자취방이라는 점에서 그 마음은 평소보다 조금 더 정제된 것이 되었는데, 문자메시지로 전해받은 호수가 박힌 현관문은 위기감없이 열려있었다. 노크를 해봐도 응답이 없고, 문 너머에는 지민이 즐겨신던 샌들이 놓여있고, 일단 여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원룸 오피스텔의 복도에서 남자 혼자 서성이고 있는 것도 뭐해서 일단 집 안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실례합니……음,"

 정제는 무슨……. 집 안에 들어서자 새 집 특유의 매운 냄새에 달짝지근한 양파볶음 냄새가 섞여서 훅 끼쳐들었다. 기율은 왠지 휑한 느낌의 집안을 둘러보면서, 지민이 가구배치를 효율적으로 해서 집이 넓어보이는 것인지 실제로 가구가 적은 것 뿐인지에 대해 잠시 고민했다. 단촐한 책장과 앉은뱅이 책상, 거울이 달린 커다란 서랍장, 먹다만 듯한 짜장면 두 그릇……. 양파볶음의 출처는 여기였나? 그 정도를 빼고는 어질러진 것도 놓인 것도 없다. 아니, 한 가지 더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것을 발견한다. 집 주인ㅡ그러니까 지민은 이어폰을 낀 채 침대에 누워있었다.

 곁에 앉자, 감겨있던 지민의 눈이 가늘게 뜨인다.

 "……응."

 왔어? 하고 팔을 뻗길래 일으켜주려고 했지만, 지민이 어렵게 고개를 젓길래 손만을 잡는다. 손이 조금 찬 것을 보니 오는 길에 멀미라도 했던 모양이다. 이삿짐 벌써 다 정리한거야? 부르지 그랬어. 아냐아냐, 짐 정리도 오빠가 다 해주고 갔어. 오빠? 그 국문과의? 응. 국문과의 배 현민 씨. 군대 갔다지 않았어? 응 군대 갔지. 그런데 휴가 나왔거든.

 뭔가 글이 마무리되지 않는 느낌이군.. ........... 일단 한숨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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