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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Hit the floor






 현관에 흰 슬리퍼가 돌아왔을 때, 그 옆엔 이미 검은 구두가 놓여있었다.
 이진이, 가장 좋아하는 흰 원피스를 입고 외출한 지 다섯 시간 뒤의 일이다.

 "어, 선배,"

 구두의 주인이 이진을 엄한 표정으로 내려다봤기 때문에, 이진은 조금 웃었다. 나 기다렸어?
 그런데, 해진은 어째선지 웃어주지 않았다. 평소같았으면 기다렸지, 하고 같이 웃어줬을텐데.

 "…선배?"

 심지어는 아무 말도.

 "──늦게 왔네, 이진이."

 그것이 이진을 조금 두렵게 할 때, 해진은 가만히 미소지었다.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핸드폰도 두고 가고."
 "…어, 내가 그랬나?"

 그 눈과 똑바로 마주쳐버려서, 이진은 조금 놀랐다.

 "미안해."

 영문도 모른 채,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땐, 이미 입 밖으로 용서를 빌고 있었다.

 "잘못했지?"

 끄덕끄덕, 그러자 해진의 손이 목 뒤를 감싸왔다.
 오싹──차가운 손 끝에, 솜털이 곤두섰ㅡ

 "……어…, 선배…?"

 ─다.

 이진은 곤란한 듯 웃었다. 등 뒤에 달린 단추가 하나씩 열리고 있어서기도 했지만, 해진이 들고있던 제 장바구니를 뺏어다 아무렇게나 던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나 이거, 냉장고에 넣어야 되는 건데…? 나중에 해. 하지만……

 "이진아,"

 툭,
 툭,

 "잘못했으면,"
'
 ──툭,

 "ㅡ벌을 받아야지."

 반쯤 나체가 되어, 이진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막연히, 해진이 자신을 그리워했는지 걱정했는지 어땠는지 같은 것에 대핸 알지 못한 채.








병★맛★크★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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