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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애매한 서화

생존의 낙



 1.

 "선하."

 천 요원, 란씽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한 것은 한참 솔리테어에 열중하고 있을 즈음이었다. 그와 자주 마시는 바는 선하에게 있어 몇 안 되는 안전한―랩에 달리아만 남겨둔 채 외출해도 불안하지 않은―장소­였고, 덕분에 기꺼운 마음으로 코트를 걸쳐입고 나올 수 있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저녁을 대신할 연어 마리네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자니, 바텐더가 재즈 여가수의 신보를 틀어주었다. 선하가 이름을 아는 몇 안 되는 가수였다. 네 트랙……아니 다섯 트랙이 흐르고, 여섯 번째 곡의 클라이막스가 터져나올 즈음, 머리 위로 저음이 떨어졌다. 고개를 들었다.

 "아, 어서 와요."
 그러고 보니 마리네엔 손도 대지 못하고 있었다.

 "기다렸어?"
 "아뇨, 별로. 주문해요."
 "응."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이란 것은 귀로歸路 위에 있는지도 모른다. 주요 일과를 마치고, 하루를 일단락하며 마음을 내려놓을 즈음, 슬그머니. 적어도 선하에겐 그럴듯한 가설이었다. 이번엔 란씽이 불러내 나왔지만, 선하가 출강을 다녀오는 길에 자리를 청하는 경우도 못잖게 많았으니까. 이럴 때에 두 사람 사이에 정확한 약속 시간은 없다. 보통은 한 쪽이 먼저 도착해 일행을 기다리는 모양새가 되었고, 그 편이 자연스러웠다. 맞은 편에 앉아 코트를 벗고 있는 일행에게 간단히 인사를 건넨다.

 "어느 쪽이었어요?"
 "둘 다."
 "어우, 저런."
 "선하는?"

 선하는 "병원 쪽이요, 지난 주에."라고 대답하는 것을 끝으로 잠시 침묵했다. 짧지만 그걸로 충분한 대화였다. 눈으로 선하 몫의 메뉴를 힐긋 확인한 란씽이, 손을 들어 종업원을 불렀다.
 그 즈음, 바에 흐르던 음악이 느린 연주곡으로 바뀌었다.



 2. 

 "전 개인적으로 교수님이 더 힘들어서, 차라리 GGH가 나은 것 같아……."
 
 두 블록 반 정도의 짧은 산책에도 기분전환이 되는 걸 보면, 요즘의 하늘엔 심각한 이변이 없다.
 청주 몇 잔을 반주 삼아 연어를 먹는 동안, 선하는 프로페서 맥플러리와 닥터 그레인저 중 어느 쪽이 더 불편한지 생각하고 있었다(결코 나쁜 감정이 있어서는 아니다. SDMD의 특수능력 보유자 중에 그 둘과 상담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가 얼마나 인자한 사람이며 존경받는 멘토인가, 와는 별개로, 선하는 사실 한 대학 안에서 일하면서도 맥플러리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 정도야?"
 란씽이 물었다. 오늘 그레인저가 그를 좀 괴롭혔던 모양이다.

 "뭐, 일부러 금요일에 출강하잖아요."
 "일부러였어?"
 "응."

 매주 금요일은 맥플러리 교수가 연구실 제자들과 미니 세미나를 하는 날이다. 설령 선하와 마주치게 되더라도, 당장 일정이 있는 이상 차라도 한 잔 해야겠다며 연구실로 초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철저해."
 "신경 좀 썼죠."

 그 노인의 뜨끈뜨끈한 손이 불러일으키는 감각은 선하에게 늘 고역이었다. 다정한 눈길이 선하를 지긋이 들여다볼 때마다, 선하는 선하가 건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느끼곤 했다. 여전히 걱정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페널티로부터는 영영 건강해질 수 없다. 맥플러리의 말은 늘 따뜻했지만, 선하가 느끼는 것은 죄책감이었다. 더 이상의 위로나 고찰은 필요하지 않았다.
 병든 채 살아야 할 선하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면담이었다.

 "교수님께는 비밀이에요."

 킥킥 웃으며 잔을 든다.
 웃으며 말했다고 생각했지만, 목을 긁고 넘어가는 술은 여전히 썼다.

 "알아."

 대답하며, 란씽이 잔을 맞대주었다.



 3.

 "검진은 딱히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요?"

 별 것 아닌 특수능력, 그에 따른 별 것 아닌 페널티.
 그러니까 저는 괜찮답니다, 고 태연하게 말할 수 있었던 시기가 지났다는 건 인정해야 했다. 2년 전에 받은 능력 측정에서는 A+를 받았다. (누가 뭐래도 선하에겐 제일 익숙한 점수다, 그리 기쁘진 않았지만.) 그 해 여름 도심에서 일어날 대형 눈사태에 대해 제보했던 것이 랭크 상승의 주 요인이었을 것이다―제보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측정 기준이 얼마나 주관적인지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지만, A+랭크라고 하면 특재과에서도 하이랭커에 속한다.

 "일부 동의합니다만,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맥플러리 교수님을 찾으셨어야죠."
 "제 특수능력이 뭔진 이미 잘 아니까요. 이렇다 할 페널티도 없고요." 
 "의사에게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말은 들어보셨습니까, 채 박사님."
 "그, 전부 거짓말인 건 아닌데요……." 
 "페널티가 없다는 말씀 쪽이 거짓말인 건 압니다."
 "……."

 애초 이런 대화를 나눌 것 없이 슬쩍 검진에서 빠지고 싶었지만, 담당자는 이런 일에 용서가 없는 아드리안이었다. 성심성의껏 맥플러리와의 독대를 피하고 있는 선하가 택한 차악은 닥터 그레인저였고, 그의 장점은 선하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닥터 그레인저는 기회다 싶었는지 조금 더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S랭크는 페널티에 비해 특수능력의 효율이 초월적으로 좋은 경우에만 받는 랭크라고 쳐도, 보통 그 이하의 랭크에서는 랭크만큼의 페널티가 따르는 것이 통상이며, 이런 증상이 이 능력의 페널티라는 건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후로도 계속 상태를 점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뭐 그런 기나긴 이야기였다.
 물론 매번 이 시즌마다 듣고 있는 말이었다.

 "그렇긴 하지만……."

 유독 특수능력 보유자가 많은 부서라곤 하지만, A+랭크의 하이랭커라고 했을 때 먼저 떠오르는 사람들은 몇몇으로 정해져 있다. 환자를 안개로 치유할 수 있는 데미안이나, 건물을 손으로 부술 수 있는 란씽 같은 사람. 다시 말해,
 능력을 씀으로써 조금씩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수능력의 사용을 꺼리지 않는 사람들을 선하는 몇 명이나 알고 있다.

 "……."

 혹시 당장이라도 긴급 호출 같은 게 들어와서 운 좋게 말을 아낄 수 있진 않을까, 그런 마음에 선하는 오래 뜸을 들였다. 하지만 그레인저의 행운은 선하에게까지 닿지 않는 모양이었다. 별 수 없이 떠오르는 말을 고르고 골랐다. 고른 말이 못나고 계면쩍어 눈을 내리깔았다.

 "다른 분들에 비하면……정말 별 것도 아닌 일이잖아요.
 유난떨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병을 앓고 있다 해도, 선하는 그렇게 희생적인 사람은 못 되었다.
 그런 주제에 하루를 넘길 때마다 괴로운 기분이 든다는 이유만으로 울먹일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4.

 "오랜만에 오셨네요, 두 분."

 병이 비어 추가 주문을 하자 바텐더가 직접 안주를 들고 테이블에 들렀다.

 "요즘 좀 바빴거든요."
 "다니시는 회사라면 늘 바쁘지 않았어요?"
 "그렇긴 한데, 시즌이 시즌이라……."

 수년만에 있는 증원 준비로 최근엔 쭉 바쁘기만 했다. 들어올 신입들의 인사 자료를 검토하는 것부터 신입들에게 맡길 일을 찾아두는 것까지도 그랬지만, 50부 가량의 기말 페이퍼를 정독하고 점수를 매기는 것도 같이 해야했던 것이다. 선하에게도 꽤 노동 강도가 높은 부업이었다. ……. 아. 교수님이니까 딱 바쁘긴 했겠다, 시험기간이었고. 지금은 종강했죠? 묻는 바텐더가 빙그레 웃고 있었다. 본부에서 가장 가까운 바의 오너인 이상, CBI 요원 대부분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선하는 무어라 첨언하는 대신 자주 올게요, 하고 대답했다.

 "너무 자주 오진 마시고요. 건강도 챙기셔야죠."
 "그렇죠."

 바텐더는 란씽과도 눈인사를 나누고 돌아갔다. 이런 대화에 자주 끼진 않지만, 옆에서 경청하고 있다는 걸 서로 아는 것이다. 대화를 마치자 란씽이 새 술병의 뚜껑을 연다. 선하의 잔엔 아직 술이 남아있어 먼저 병을 넘겨받았다. 잔이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도록 천천히 병목을 기울인다.

 "여기 너무 자주 오는 걸까요, 우리?"
 "왜?"
 "바텐더한테 건강 걱정을 받아도 되나 해서."
 "괜찮아."

 음?
 병원에서 무슨 좋은 얘기라도 들었나 하고 잠깐 눈을 들어봤지만, 란씽은 덤덤히 잔의 수위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또 한참 못 와."
 "아하."

 방금 들은 말을 인용하는 식의 농담을 시도했다가, 현답을 돌려받았다.
 냉정히 생각하면 란씽의 말대로였다. 이유 없는 증원이 가능했다면 진작 북적거려야 할 부서였다. 사람을 당겨 썼다는 것은 그만큼 할 일이 많이 있다는 뜻이겠지……. 당분간 아주 바쁜 나날을 보내야할지도 모른다. 랩에 들일 사람을 고르느라―물론 인사권이 선하에게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제법 애를 먹었는데, 한 달도 못 가서 전부들 기겁하고 도망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마셔. 따라줄게."
 "아, 응."

 ……아니,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내려놓는 것이 많아져서일까, 걱정거리도 신경 쓰는 것도 그만큼 줄어든 느낌이다.
 고마워요. 말하며 선하는 잔을 비웠다.



 5.

 "어떻게 버티세요? 그레인저 씨는……."

 이것저것 약간씩 내려놓고 풀어지기로 한 요즈음, 조금 더 친해진 그레인저에게 넌지시 물었을 때 그는 즉답하는 대신 호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가 홀드를 풀자마자 교복을 입은 여학생 사진을 넘겨볼 수 있었다. 긴 머리를 가슴까지 늘어뜨리고 단정히 머리띠를 쓴 모습이 꽤 예쁘장했다. 사진과 그레인저를 번갈아 보니 어딘가 분위기가 닮은 것도 같아, 선하는 딸이나 연인이려나 생각했다.

 "조카입니다. 모니카라고."
 "아……."
 "예쁜 아가씨죠?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똑똑하고 의젓하기도 합니다. 누굴 닮았는지, 이번 학기에 자기 학급에서 반장이 됐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그레인저는 자랑스럽다는 듯 말하며 조카 남매의 사진을 몇 장 더 보여주었다. 선하는 가만히 들으며 고개만 몇 번 끄덕였을 뿐이지만, 그는 곧 쑥스러워진 듯 핸드폰을 집어넣으며 질문에 답했다.

 "이 애들이 잘 있단 소식을 듣는 게 매일의 낙이죠."
 "……음."
 "꼴사나운 삼촌이란 말은 이미 많이 들었습니다."
 "아뇨, 아뇨. 그 얘길 하려던 게 아닌데요. 정말 좋아보여요."

 지갑 속에 사진을 넣고 다니는 풍습은 이미 낡아버렸을까,
 선하는 웃으며 의문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6.

 "참, 토미는 잘 지내요?"
 "잘 지내. 감기지만."
 "아, 저런. 감기 걸렸대요? 지난 주에 본다고 했었잖아."
 "미뤘어. 나았다고 하면 이번 주에 보려고."
 
 떠올리면 표정이 느슨해지는 존재가 으레 하나쯤은 있다. 휴게실의 오래된 산세베리아 화분이나, SDMD로 수년 동안 연하장을 보내던 소년, 귀여운 아기, 꽃, 지난 학기 수강생의 감사 메일―성적 이의제기가 주 내용인 메일은 예외로 두자―, 닥터 그레인저의 조카 모니카, 니나버 요원의 애견 니키 같은 것들이 그랬다. 무거워질 뻔한 화제를 환기할 생각으로 란씽이 친하게 지내는 아이에 대해 물었더니 감기란다. 혹시 핸드폰을 꺼내나 하고 기다리면 정말로 핸드폰이 내밀어졌다.

 "이거, 토미한테 받았어."
 "음?"
 "그렸대."

 선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첨부 파일 속의 두 사람ㅡ이 그려진 그림을 들여다봤다.
 애들 그림이라면 눈코입을 넣느라 얼굴만 커다랗게 그릴 수도 있을텐데, 색연필로 칠한 듯한 두 사람의 옷차림과 장식이 예사롭지 않다. 만화책을 좋아한다고 들었던 기억이 났다. 다시 보니 란씽을 슈퍼 히어로로, 토미 자신을 사이드킥으로 그린 것처럼 보였다. 귀여움에 선하도 웃음이 터졌다.

 "귀여워. 잘 그렸다고 칭찬해줬어요?"
 핸드폰을 돌려줄 때 본 란씽의 얼굴은, 며칠 전의 그레인저와 공통점이 있었다.



 7.

 "안주가 좀 남았네요."

 매콤한 양념에 볶여 나은 새우튀김 조각을 씹으면서, 선하는 얼마나 마셨는지 헤아려본다.
 취기 탓도 있지만, 란씽과는 마시는 속도가 달라서 얼마나 마셨는지는 병의 수로 추측하기 어렵다.

 "술을 더 시켜야 하나?"
 "그래도 돼. 괜찮아?"

 이대로 계속 마신다면, 얼마나 더 마실 수 있을까?
 만취할 때까지 마셔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다만 언제까지는 돌아가야 한다ㅡ는 식의 감각은 저에게도 란씽에게도 없다. 밤새 마실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뿐이다.

 산책이 길어져도 별 부담이 없는 것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인지도 모른다. 

 "저도 괜찮지만. 통금이 없으니까 늘 오래 놀게 되네요."

 뭐, 그렇다 한들 어쩌랴 싶다.
 이런 산책이라도 하지 않으면 영영 불행에 잠겨 살지도 모른다고, 겁을 낼 나이가 되고 말았다.

 "있잖아요. 란씽.
 전……."

 아까,
 랭크로 따지면 SS, 모든 개체의 시간을 제어할 수 있었던 사람이 생각났다. 선하는 그녀가 얼마나 많은 사고와 이변을 막았는지, 그로써 얼마나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는지 알고 있다. 히어로라면 그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선하가 안아 일으켰던 그녀의 몸은 너무 가벼웠다. 속부터 썩어 쪼그라든 사과나 잘못 말린 꽃다발 같았다면 모를까, 슈퍼우먼과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두부처럼 으깨진 백화점을, 가스 폭발로 날아간 호텔을, 정어리가 비처럼 투하된 캠퍼스를, 세상이 미웠던 살인범을, 길 잃은 아이를, 자살 테러범이나 방화범을, 깨진 컵과 쏟아진 커피를 그냥 내버려뒀다면, 그녀는 좀 더 살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기꺼이 그 날 땅 속에 묻혔다.

 그렇게 살았던 사람마저 이 세계의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었다.

 "히어로 같은 거, 안 했으면 좋겠는데 말예요.
 저였으면 시작도 안 했을 거예요."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인지는 안다.
 어쩌면 이런 생각마저 병든 세계가 선하에게 준 병의 증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차피 모두를 구할 수 없다면, 눈 앞의 사람이 다치거나 괴롭지 않기를, 소중히 여기는 것에 조금 더 감동하기를, 더 이상 마모되거나 지쳐버리지 않기를,
 그리고 살아남기를 바란다.

 "……."

 란씽의 시선이 말없이 닿았다가 떨어졌다.

 "내일 날씨, 알아?"
 "알죠. 별 일은 없을텐데, 궁금해요?"
 "그럼 더 마시다 가자."
 "……."

 작은 잔의 밑바닥에는 낫지 않을 기분이 반 모금 고여있었다.
 그러나 오늘, 또 하루 어떻게든 살아남았다.

 "응, 그래도 될 것 같아요."
 고개를 끄덕인다.

 돌아갈 곳이 없어도,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도,
 누군가에게 뿌듯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이 조금 모자른가 싶어도,

 살아남은 것을 자축하며 그 기분을 삼킬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
 작은 낙(樂)으로 삼아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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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님 리퀘로. 간만에 관록다운 관록을... 썼다고 믿고 싶지만 이벤을 겸하기로 노선을 변경했더니
이도 저도 아니게 길어지기만 한 느낌이(mm )... 林海의 Floating City를 들으면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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